내 방 침대 위에서 한국 영화를 보며 간단히 저녁을 먹고 영화에 계속 집중하기 위해 작은 밥상을 잠시 옆으로 치워 두고 나서 약간 누워있는 상태(오른쪽 팔꿈치로 상체를 지탱하는 자세)로 영화를 보다가 몸을 잠시 뒤척이는 순간 심장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비켜나간 부위에 통증이 시작되었다. 사실 이런 통증을 겪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기억은 하지 못하지만, 꽤 예전부터 가끔 느꼈었다. 물론 지금과 같이 꽤 오랜 시간 동안 지속하지는 않고 몸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편안한 자세로 5분에서 10분가량을 머물고 있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통증이 사라지곤 했다. 갑자기 나도 모르게 갑자기 혹은 몸의 자세를 바꾸는 도중에 대략 5개 정도의 긴 뼈가 부서진 채로 내 심장 옆으로 아무렇게나 박혀있는 듯한 통증이었다.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뾰족한 것들이 움직이는 근육들과 살점에 닿는 것 같다. 어릴 때 병원에만 가면 주삿바늘이 손가락 만한 굵기로 느껴졌던 것처럼 이 손가락 만한 주삿바늘을 찌를 는 것 같다.

이번에는 그 통증이 꽤 심각하게 왔다. '심장에 이상이 와서 급사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통증이 느껴졌다. 이상한 것은 통증이 근원지가 불분명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내 심장 오른편에 무언가가 느껴졌다. 움직이는 것은 물론이며 조금만 크게 심호흡을 해도 통증이 있다. 침대 위에 바로 앉은 채로 오른쪽 팔을 약간 뒤로 해서 침대 위에 손을 올리고 약간 상체를 오른쪽으로 틀어보았다. 약간의 통증이 느껴지나 통증이라기보다는 약간의 스트레칭을 할 때의 시원한 통증과 같은 정도다. 이번엔 상체를 약간 구부리며 몸을 천천히 말아보았다. 물론 많이는 아니고 각도로 약 40도 정도. 구부리는 도중엔 많은 통증은 없었으나 다시 허리를 펴려고 고개를 먼저 드는 순간 통증이 있다. 순간 '헉!'하고 멈칫하고는 천천히 몸을 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나면 천천히 약한 스트레칭으로 통증을 완화 시킬 수 있다. 마치 아픈 부위를 꾹 참고 누르거나 힘을 가해서 엄청나게 통증을 느끼고 원래의 아픈 부위의 고통을 잠시나마 느낄 수 없는 것처럼 조금만 아픈 것을 참고 스트레칭을 해주면 사실 고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원래 느끼던 고통보다 작게 느껴지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꽤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통증이 완화되지 않고 있다. 일부러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았지만, 여전히 같은 크기의 통증이 있을 뿐 전혀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사실 방금 이 통증이 시작되는 순간 '119'가 머리에 불현듯 지나쳤다. 그만큼 여느 때보다도 훨씬 심각한 것임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조금 무섭지만 조금씩 강도를 높이면서 몸을 풀고 있다. 일부러 통증이 많이 느끼는 자세를 유지하고 움직였다. 마치 근육을 풀어 줄 때 같은 부위를 계속해서 마사지하듯이 몸을 이리저리 비틀면서 통증이 사라지기를 바라고 있다. 어느 정도 몸을 계속 움직여주니 특정한 자세를 제외하고는 통증이 거의 사라져가고 있다. 아마 조금만 더 몸을 풀어주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 물론 아직 침대에서 일어나서 다 먹은 밥상을 부엌으로 가져가서 정리하기에는 아직 어렵겠다.

만약 내가 심장마비로 이 생을 마감한다면 아마 이 통증이 원인이 되지 않을까?
2010.03.04.19.53 2010.03.04.1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