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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발 등. 2010.06.24.
  2. 내 심장을 공격하는 조각난 뼈 2010.03.04.

발 등.

from text 2010.06.24.12.10
아침 여덟시 반이 지나간다. 햇살이 좋은 오늘은 조금 덥긴 해도 산뜻한 하루를 시작하기에 충분한 날씨이다. 사실 오늘 날씨가 좋아서 간만에 산뜻한 노랑으로 옷을 입고 얼마 전 구입한 구두도 신고 나왔다. 비록 매끈하고 반짝 빛나는 은색 자동차가 아닌 흔들거리는 버스 안이지만 이 산뜻한 기분은 변함없다. 아, 신나. 오늘은 왠지 이어폰에서도 황금빛 물이 흘러나오는 것만 같다.

아얏!!!!! 나의 산뜻함을 순식간에 깨버린 이 통증. 누군가 나의 발 등을 찍었다. 이건 분명히 어떤 못생긴 년이 자기 주제도 모르고 킬힐을 신고 나와서는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다가 내 발을 찍은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 어떻게 별로 흔들리지도 않는 이 순간에 내 발을 이렇게 아프게 찍을 수 있겠냐고. 이어폰으로 음악을 크게 듣고 있지만 누군가 나에게 '죄송합니다.'라고 말을 하는 것이 들린다. 그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역시 예상대로 아줌마 같은 년이 어울리지도 않는 구두를 신고 있었다. 난 화가나서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른다. 나의 이 산뜻한 아침을 그 년이 방해하고 말았다. 크게 심호흡을 두 번이나 해봤지만 소용없다. 진정하려고 애를 써보지만 더 화만 난다. 괜히 얼굴이 달아올라 연신 손으로 부채질을 하지만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이 참아지지 않는다. 몇 번이고 속에서 무언가 욱하고 튀어나와 소리라도 지를 것만 같다. 어떻게든 진정하려고 해보지만 아까 그 년이 미안하다고 하면서 웃는 표정이 아직도 거슬린다. 미안하다면서 왜 웃는지 모르겠다. 나도 그 자리에서 확 밟아주고 웃어주고 싶다. 내가 오늘 힐이 없는 구두를 신고 왔으니 망정이지 아니였으면 그 년 발 등도 남아나지 못했을 것이다. 열이 조금 가라 앉을 때 쯤 빈 자리가 생겼다. 밟힌 발 등도 확인 할 겸 얼른 자리에 앉아서 구두를 벗었다. 그런데, 맙소사! 생각보다 엄청난 상처가 생겼다. 잘못하면 흉터가 생길까 왠지 걱정된다. 그러면서 아무렇지 않게 버스에서 내리는 그 년 옆 모습이 내 눈 앞에 지나가자, 순간 너무 억울하다. 휴지를 꺼내 발 등을 좀 닦아내면서 너무 억울해 눈물이 난다. 나는 이렇게 아픈데, 그 년은 웃으면서 친구랑 버스에서 내렸다. 정말 이렇게 억울할 수가 없다. 가해자는 아무렇지 않다는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쁜 년. 너도 이것보다 훨씬 큰 일이 생길거다. 씨발 년. 아무리 욕을 해도 화가 가라앉진 않고 눈물만 자꾸 나온다. 버스에 사람들이 왠지 나만 쳐다보는 것 같고 이 상황이 너무 짜증난다. 오늘 일찍 일어나서 준비한 노력들이 다 무너지는 것만 같다.

여덟시 사십분이 지나간다.

여덟시 경, 집에가는 버스에서.

2010.06.24.12.10 2010.06.24.12.10
내 방 침대 위에서 한국 영화를 보며 간단히 저녁을 먹고 영화에 계속 집중하기 위해 작은 밥상을 잠시 옆으로 치워 두고 나서 약간 누워있는 상태(오른쪽 팔꿈치로 상체를 지탱하는 자세)로 영화를 보다가 몸을 잠시 뒤척이는 순간 심장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비켜나간 부위에 통증이 시작되었다. 사실 이런 통증을 겪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기억은 하지 못하지만, 꽤 예전부터 가끔 느꼈었다. 물론 지금과 같이 꽤 오랜 시간 동안 지속하지는 않고 몸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편안한 자세로 5분에서 10분가량을 머물고 있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통증이 사라지곤 했다. 갑자기 나도 모르게 갑자기 혹은 몸의 자세를 바꾸는 도중에 대략 5개 정도의 긴 뼈가 부서진 채로 내 심장 옆으로 아무렇게나 박혀있는 듯한 통증이었다.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뾰족한 것들이 움직이는 근육들과 살점에 닿는 것 같다. 어릴 때 병원에만 가면 주삿바늘이 손가락 만한 굵기로 느껴졌던 것처럼 이 손가락 만한 주삿바늘을 찌를 는 것 같다.

이번에는 그 통증이 꽤 심각하게 왔다. '심장에 이상이 와서 급사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통증이 느껴졌다. 이상한 것은 통증이 근원지가 불분명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내 심장 오른편에 무언가가 느껴졌다. 움직이는 것은 물론이며 조금만 크게 심호흡을 해도 통증이 있다. 침대 위에 바로 앉은 채로 오른쪽 팔을 약간 뒤로 해서 침대 위에 손을 올리고 약간 상체를 오른쪽으로 틀어보았다. 약간의 통증이 느껴지나 통증이라기보다는 약간의 스트레칭을 할 때의 시원한 통증과 같은 정도다. 이번엔 상체를 약간 구부리며 몸을 천천히 말아보았다. 물론 많이는 아니고 각도로 약 40도 정도. 구부리는 도중엔 많은 통증은 없었으나 다시 허리를 펴려고 고개를 먼저 드는 순간 통증이 있다. 순간 '헉!'하고 멈칫하고는 천천히 몸을 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나면 천천히 약한 스트레칭으로 통증을 완화 시킬 수 있다. 마치 아픈 부위를 꾹 참고 누르거나 힘을 가해서 엄청나게 통증을 느끼고 원래의 아픈 부위의 고통을 잠시나마 느낄 수 없는 것처럼 조금만 아픈 것을 참고 스트레칭을 해주면 사실 고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원래 느끼던 고통보다 작게 느껴지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꽤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통증이 완화되지 않고 있다. 일부러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았지만, 여전히 같은 크기의 통증이 있을 뿐 전혀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사실 방금 이 통증이 시작되는 순간 '119'가 머리에 불현듯 지나쳤다. 그만큼 여느 때보다도 훨씬 심각한 것임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조금 무섭지만 조금씩 강도를 높이면서 몸을 풀고 있다. 일부러 통증이 많이 느끼는 자세를 유지하고 움직였다. 마치 근육을 풀어 줄 때 같은 부위를 계속해서 마사지하듯이 몸을 이리저리 비틀면서 통증이 사라지기를 바라고 있다. 어느 정도 몸을 계속 움직여주니 특정한 자세를 제외하고는 통증이 거의 사라져가고 있다. 아마 조금만 더 몸을 풀어주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 물론 아직 침대에서 일어나서 다 먹은 밥상을 부엌으로 가져가서 정리하기에는 아직 어렵겠다.

만약 내가 심장마비로 이 생을 마감한다면 아마 이 통증이 원인이 되지 않을까?
2010.03.04.19.53 2010.03.04.1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