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2011.10.17.23.29
친하게 지내던 사람과 대화하면서 꼭 한 번쯤은 '우리가 언제 친해졌지?'라고 묻곤 했었다. 그러면 이 질문 하나로 곰곰이 생각하다 이렇게 친해졌다, 저렇게 친해지는 이야기로 서로의 관계 시작점을 찾으려고 했었다. 보통은 찾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내며 서로의 우정을 다시 확인했다. 나는 그것으로 작은 안도감 비슷한 감정을 느끼며 불안한 관계에 대해 정리를 할 수 있었다.

나는 나 자신이 어떤 집단에서도 적응을 잘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집단에서도 나는 나름의 주관적인 생각으론 꽤 잘 지냈다. ㅡ주관적인 관계의 불안함 때문에 학교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잘 모르겠다.ㅡ 언제나 함께하는,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있었고 그 집단에 속해 있는 동안 그리고 속해 있지 않은 시간에도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갔다. 시간이 지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사람 중에서는 잊혀 가거나 멀어져 가는 사람들도 있다. 가끔은 그 사람들을 기억하고 그때의 즐거움을 그리워하며 좋은 관계가 유지되지 못함에 아쉬워한다. 분명히 이 사람은 내가 이 집단에서 벗어나더라도 계속 좋은 관계가 유지되리라 생각했었는데 많은 사람은 생각과는 다르게 나와 멀어졌다. 그렇게 이어진 인연과 멀어진 인연들을 지금까지 모두 잡고 있다면 나는 하루에 안부 묻는 시간으로 3시간씩은 투자해야 했을 것이다. 실제로 내가 안부를 묻는데 투자하는 시간은 하루에 30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 시간에 연락할 수 있는 양은 정해져 있으니 내 마음속에 우선순위에 밀린 사람들은 자연히 멀어지는 것 같다. 이런 관계들을 반복하다 보니 꾸준히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고 계속 새롭게 바뀌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까지의 대부분 관계가 대부분 후자이기에 좋은 관계가 생기고 나면 항상 나에게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물어본다.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시점에서의 대답은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을 알고 있기에 나는 항상 주관적인 관계의 불안함을 안고 다양하고 수많은 관계를 만들고 멀어지고 이어간다.

요즘 나에게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었다. 서로 생각하는 것도 말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비슷하다고 하기엔 비슷한 것이 별로 없고 안 비슷하다고 하기엔 안 비슷한 것도 별로 없다. 내가 이 집단에 소속되어 이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이어간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현재는 언제나 이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것이 나의 솔직한 마음이다. 하지만 친해졌던 계기가 있었듯이 멀어지는 계기가 생길 수도 있다는 불안함, 주관적인 관계의 불안함과 함께 유지되고 있다. 결론이 어떻게 되는지는 마지막 장까지 넘겼을 때 알 수 있다. 이 사람과의 관계가 결론이 나던 나지 않던 현재를 행복해하고 소홀해하지 않으면서 이어지길 바란다.
2011.10.17.23.29 2011.10.17.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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